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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데일리안DB[데일리안 = 이나영 기자] 최근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화두는 물가다.미국 등 주요국 금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급등, 코로나19까지 각종 대내외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확산되고 있다.인플레이션으로 우리가 먹고 입고 타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가격이 올랐다.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오른 108.22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물가 상승 속도가 이 같은 추세라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 하반기 7~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문제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프리미엄 또는 초저가 상품만 찾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생필품은 가성비를 따지며 최저가로 구매하고, 사치품은 가심비를 추구하며 고가로 구매하는 이중적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명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인플레이션 속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에도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올 초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20% 올린데 이어 이달 5일 또 인상했다.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올 1월, 2월, 4월에 이어 이달 1일 4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역시 지난 2월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17% 가격을 올린데 이어 지난달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4% 인상했다.반면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 특가 상품, 이월 상품 등 초저가 상품을 찾는 알뜰족도 늘고 있다.티몬이 운영하고 있는 초가성비 상품 기획관 ‘알뜰쇼핑’의 5월 매출은 전달 대비 약 279% 상승했다. 상품군 별로는 밥상 물가와 밀접한 식품이 307% 뛰었고 뷰티(412%), 리빙(990%) 상품도 큰 폭 증가했다.앞으로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까지 확산하고 있다.인플레이션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까지 현실화하면 물가는 빠르게 치솟는데 성장속도는 느려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기 마련이다.이같은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막중하다. 금리 인상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막기 힘들다.금리가 올라가면 가계와 기업의 부채에 대한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고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를 더욱 아래로 가라앉게 만든다.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화나 재정 정책 외에 노동시장 등 사회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규제 혁신과 상대적으로 잠재 리스크가 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장치도 필요하다.절망적인 현실을 떨쳐내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혁신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