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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서거 100주년 맞는 오는 6월 10일 공식 완성 선포/높이 172.5m 가장 높은 중앙 예수탑 완공 앞두고 마무리 공사 한창/탄생·수난·영광의 파사드에 성경 내용 조각작품으로 새겨/해지기전 성당 들어서면 환상적인 빛 향연 마치 천국에 온듯/카멜 벙커·몬주익 언덕 오르면 장엄한 성당 파노라마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서쪽 수난의 파사드.
안토니 가우디.
릴게임골드몽
천재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몬세라트 수도원 톱니바퀴산 암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외관. 예수의 탄생·수난·부활 스토리를 상세한 조각 작품으로 담은 거대한 파사드. 하늘을 향해 웅장하게 뻗어 올라간 18개 탑.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서 있는 듯한 성당 인테리어와 릴게임방법 시시각각 바뀌는 빛이 만드는 환상적인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위대한 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 섰다.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효순 기자
릴게임사이트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효순 기자
◆완공 앞둔 천재의 작품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다양한 건물은 물론, 심지어 가로 야마토게임하기 등과 의자 등 가구에서도 가우디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대표 작품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착공한 것은 1882년 3월19일로 무려 144년 전이다. 가우디는 1883년 31세 나이로 총책임 건축가에 오른 뒤 성당을 전면 재설계했다. 하지만 그가 살아 있을 때 만든 건물은 전체 공정의 약 15%에 불과하다. 그는 1926년 안타깝게도 바르셀로나 거리를 바다이야기게임장 걷다 트램에 치여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천재적인 재능에 비해 너무나 허망하고 안타까운 사고였다. 가우디는 사고 당시 옷차림이 매우 남루하고 소지품도 거의 없어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름 없는 부랑자나 가난한 노인으로 여겼다. 뒤늦게 병원에 옮겼졌지만 노숙자로 취급돼 일반 병동에 방치됐고 결국 충분히 살릴 수 있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서쪽 수난의 파사드 베드로의 세 차례 부인.
수난의 파사드 가롯 유다와 마방진.
이후 전쟁, 자금 부족,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성당이 드디어 올해 공식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재단은 가우디 서거 100주년인 오는 6월10일 공식 축성식과 장엄 미사를 통해 성당의 ‘구조적 완성’을 선포한다. 높이 172.5m 중앙 예수탑이 완공되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전망이다. 하지만 남쪽 영광의 파사드가 아직 미완성이다. 마요르카 거리 전체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계단, 조각, 장식 등 마무리 작업이 2030년대 초반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실제 완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수난의 파사드 예수 십자가 처형.
수난의 파사드 부활한 예수.
늘 인파로 북적이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30분을 걸어 노점상들이 늘어선 사그라다 파밀리아 광장으로 들어서자 성당 서쪽면 ‘수난의 파사드’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파사드에는 최후의 만찬, 베드로의 세 차례 부인, 십자가 처형 등 성경 내용을 마치 그림책을 보듯 새겨 넣었고 가장 위에는 부활한 예수가 공중에 떠 있다. 조각상 사이에 가로·세로·대각선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항상 같은 합이 되는 숫자 배열, 마방진(4×4)도 숨어 있다. 합계 ‘33’으로 예수의 사망 나이를 표시했다.
동쪽 탄생의 파사드와 성모 마리아탑
수난의 파사드는 표현주의·초현실주의 작가 주제프 마리아 수비라치가 총감독을 맡은 작품. 가우디는 생전에 “수난의 파사드는 고통, 죽음, 희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는 순간 인간의 죄와 죽음에 직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비라치는 각진 얼굴, 비인격화된 표정, 칼날 같은 직선, 차갑고 음산한 분위기의 조각상을 통해 가우디의 뜻을 정확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당 전체 구조는 아주 복잡하다. 동·남·서 파사드에 각 4개씩, 예수의 12제자를 뜻하는 탑 12개가 섰다. 그 안쪽으로 4대 복음사가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그리고 꼭대기에 발광다이오드(LED) 별이 달린 성모 마리아탑이 예수탑을 둘러싸는 구조다. 아침 해가 뜨는 동쪽면을 ‘탄생의 파사드’, 해가 가장 오래 드는 남쪽면을 ‘영광의 파사드’로 부른다.
가우디 생전에 지어진 사그라다 파밀리아 탄생의 파사드.
탄생의 파사드 예수 탄생 찬양 조각군.
성당 메인 입구가 있는 탄생의 파사드중 예수 탄생 스토리를 담은 조각군, 믿음·희망·자애를 상징하는 3개의 문, 4개의 탑 중 가장 동쪽 바르나바탑이 가우디 생전에 완성됐다. 나머지 탑 3개도 가우디 타계 직후인 1927∼1930년에 완공돼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따라서 수난의 파사드와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한눈에도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짙은 황갈색의 고풍스러운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볼수록 경이롭다. 정돈된 질서는 찾아볼 수 없고 마치 진흙 반죽을 손으로 펴 바른 듯한 모습이다. 동굴의 종유석이 흘러내리거나 촛농이 굳은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도 느껴진다.
탄생의 파사드 천사의 나팔.
탄생의 파사드 아기 예수 탄생.
탄생의 파사드 자애의 문 조각.
가우디는 만물이 소생하는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마치 살아 있는 식물 줄기나 이끼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자세히 보면 종려나무, 담쟁이덩굴 같은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경계 없이 엉겨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숲 같은 인상을 준다. 직선·평면·정형성을 철저히 거부하고, 자연의 생성 방식을 그대로 건축에 옮기려 한 가우디의 철학이 잘 느껴진다. 파사드는 예수의 탄생, 어린 시절, 동방박사 3인, 천사 합창, 생명의 나무와 비둘기 등 기쁨이 넘치는 조각으로 장식했다.
남쪽 영광의 파사드는 인간의 죽음, 심판, 지옥, 천상의 영광으로 꾸며 예수의 인류 구원 스토리를 완성하게 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돌로 만든 성경’으로 불리는 것은 바로 파사드의 조각 작품 때문이다. 영광의 파사드에는 주기도문이 여러 언어로 새겨진 거대한 청동문도 설치됐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천장 복음사가.
◆아름다운 빛이 만드는 천국
가우디 사후에도 그의 설계대로 성당이 지어지는 것은 가우디가 후대 건축가들을 위해 남긴 대형 석고 모형, 자필 설계 스케치, 수식 계산 메모 등 덕분이다. 가우디는 구조·곡률·하중·공간 등이 자세하게 담긴 파사드별 석고 모형 수십여점을 만들었고 각 파사드의 인물 배치, 빛과 그림자의 흐름을 계산한 채광창 위치 등도 남겨 놓았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때 가우디 작업실이 불에 타 석고 모형이 파괴됐지만 가우디 제자 루이스 보네트 이 가리가 파편들로 모형을 상당 부분 복구했다. 또 디지털 설계 총책임자인 뉴질랜드 건축가 마크 버리가 항공우주 설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건축 기술의 디테일을 완성했다. 성당 건축 재원은 대부분 관광 수입으로 1인당 입장료는 26∼40유로다. 재단에 따르면 2024년 전체 방문객은 483만명이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이 4위(6.1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성당 완공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와 색상을 달리한 동·서 스테인드 글라스.
마무리 공사중인 중앙 예수탑.
전망대에서 본 부활한 예수 청동상과 몬주익 언덕.
성당 내부는 시간에 따라 느낌이 크게 차이 나는데 해가 지기 3시간 전쯤 방문을 추천한다. 서쪽 파사드로 스며드는 저녁노을이 마치 천국에 온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입장은 30분 간격 시간 지정 예약제로 운영되며 인기 높은 시간대는 빨리 마감되기 때문에 최소 2주 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성당 내부만 둘러보는 입장권은 26유로, 전망대 포함 입장권은 36유로이며 전망대를 꼭 둘러보길. 엘리베이터로 수난의 파사드 필립탑에 오른 뒤 토마탑으로 이어지는 테라스에서 근사한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 테라스로 나서자 완공을 앞둔 예수탑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이는 가우디만의 독특한 트렌카디스 기법으로 꾸민 외관에 감탄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부활한 예수가 멀리 몬주익 언덕을 응시하는 모습에서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동쪽 스테인드글라스.
서쪽 스테인드글라스
서서히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동쪽 파사드는 싱그러운 아침 해를 잘 담을 수 있도록 스테인드글라스를 파란색과 녹색으로 꾸몄고 서쪽 파사드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만들어 따뜻한 저녁 해를 극대화한다. 해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자 붉은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둥근 천장에 환상적인 그림자를 만들어 어머니 품에 안긴 듯한 포근함을 선사한다. 가우디는 현수선을 뒤집은 형태의 천장 구조와 창의 배치를 활용해 빛이 자연스럽게 내부에 스며들도록 설계했다. 성당 기둥은 위로 올라가면서 나뭇가지처럼 갈라지며 거대한 천장의 무게를 지탱한다. 덕분에 마치 울창한 숲을 거니는 느낌이다.
카멜 벙커 전망대.
카멜 벙커에서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멜 벙커 갈까 몬주익 언덕 갈까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얼마나 웅장한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몇 곳 있다. 카멜 벙커와 몬주익 언덕이 대표적이다. 성당에서 버스로 20여분 거리인 구엘공원까지 간 뒤 다시 걸어서 20분 정도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카멜 벙커가 나타난다. 마치 방금 전쟁이 끝난 듯, 부서진 벙커의 벽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은 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대공포 진지가 있던 곳으로 참혹한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한다.
카멜 벙커.
카멜 벙커.
그라피티로 가득한 벙커 위에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전망대로 나서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풍경을 만난다. 낮은 주택들 사이로 나 홀로 우뚝 솟은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푸른 지중해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아주 비현실적이다. 서쪽 바다의 높은 언덕이 몬주익. 가우디는 인간의 작품은 신의 창조물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따라 가장 높은 예수탑을 몬주익 언덕(173m)보다 낮게 설계했다. 사실 카멜 벙커는 바르셀로나 최고의 노을 맛집. 지중해를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태양은 바르셀로나 여행을 수채화로 기억하게 만든다.
카멜 벙커 저녁 노을.
카탈루냐 미술관 광장에서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몬주익 언덕은 스페인 광장 인근에서 출발하는 전용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몬주익 성에 오르면 호화 크루즈가 정박한 바르셀로나 항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서·남 구조물과 예수탑이 자세하게 보인다. 밤마다 화려한 매직쇼가 펼쳐지는 몬주익 마법의 분수가 내려다보이는 카탈루냐 미술관 광장에서도 성당의 아름다운 자태를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서쪽 수난의 파사드.
안토니 가우디.
릴게임골드몽
천재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몬세라트 수도원 톱니바퀴산 암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외관. 예수의 탄생·수난·부활 스토리를 상세한 조각 작품으로 담은 거대한 파사드. 하늘을 향해 웅장하게 뻗어 올라간 18개 탑.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서 있는 듯한 성당 인테리어와 릴게임방법 시시각각 바뀌는 빛이 만드는 환상적인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위대한 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 섰다.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효순 기자
릴게임사이트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효순 기자
◆완공 앞둔 천재의 작품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다양한 건물은 물론, 심지어 가로 야마토게임하기 등과 의자 등 가구에서도 가우디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대표 작품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착공한 것은 1882년 3월19일로 무려 144년 전이다. 가우디는 1883년 31세 나이로 총책임 건축가에 오른 뒤 성당을 전면 재설계했다. 하지만 그가 살아 있을 때 만든 건물은 전체 공정의 약 15%에 불과하다. 그는 1926년 안타깝게도 바르셀로나 거리를 바다이야기게임장 걷다 트램에 치여 7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천재적인 재능에 비해 너무나 허망하고 안타까운 사고였다. 가우디는 사고 당시 옷차림이 매우 남루하고 소지품도 거의 없어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름 없는 부랑자나 가난한 노인으로 여겼다. 뒤늦게 병원에 옮겼졌지만 노숙자로 취급돼 일반 병동에 방치됐고 결국 충분히 살릴 수 있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서쪽 수난의 파사드 베드로의 세 차례 부인.
수난의 파사드 가롯 유다와 마방진.
이후 전쟁, 자금 부족,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성당이 드디어 올해 공식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재단은 가우디 서거 100주년인 오는 6월10일 공식 축성식과 장엄 미사를 통해 성당의 ‘구조적 완성’을 선포한다. 높이 172.5m 중앙 예수탑이 완공되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전망이다. 하지만 남쪽 영광의 파사드가 아직 미완성이다. 마요르카 거리 전체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계단, 조각, 장식 등 마무리 작업이 2030년대 초반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실제 완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수난의 파사드 예수 십자가 처형.
수난의 파사드 부활한 예수.
늘 인파로 북적이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30분을 걸어 노점상들이 늘어선 사그라다 파밀리아 광장으로 들어서자 성당 서쪽면 ‘수난의 파사드’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파사드에는 최후의 만찬, 베드로의 세 차례 부인, 십자가 처형 등 성경 내용을 마치 그림책을 보듯 새겨 넣었고 가장 위에는 부활한 예수가 공중에 떠 있다. 조각상 사이에 가로·세로·대각선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항상 같은 합이 되는 숫자 배열, 마방진(4×4)도 숨어 있다. 합계 ‘33’으로 예수의 사망 나이를 표시했다.
동쪽 탄생의 파사드와 성모 마리아탑
수난의 파사드는 표현주의·초현실주의 작가 주제프 마리아 수비라치가 총감독을 맡은 작품. 가우디는 생전에 “수난의 파사드는 고통, 죽음, 희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는 순간 인간의 죄와 죽음에 직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비라치는 각진 얼굴, 비인격화된 표정, 칼날 같은 직선, 차갑고 음산한 분위기의 조각상을 통해 가우디의 뜻을 정확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당 전체 구조는 아주 복잡하다. 동·남·서 파사드에 각 4개씩, 예수의 12제자를 뜻하는 탑 12개가 섰다. 그 안쪽으로 4대 복음사가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그리고 꼭대기에 발광다이오드(LED) 별이 달린 성모 마리아탑이 예수탑을 둘러싸는 구조다. 아침 해가 뜨는 동쪽면을 ‘탄생의 파사드’, 해가 가장 오래 드는 남쪽면을 ‘영광의 파사드’로 부른다.
가우디 생전에 지어진 사그라다 파밀리아 탄생의 파사드.
탄생의 파사드 예수 탄생 찬양 조각군.
성당 메인 입구가 있는 탄생의 파사드중 예수 탄생 스토리를 담은 조각군, 믿음·희망·자애를 상징하는 3개의 문, 4개의 탑 중 가장 동쪽 바르나바탑이 가우디 생전에 완성됐다. 나머지 탑 3개도 가우디 타계 직후인 1927∼1930년에 완공돼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따라서 수난의 파사드와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한눈에도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짙은 황갈색의 고풍스러운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볼수록 경이롭다. 정돈된 질서는 찾아볼 수 없고 마치 진흙 반죽을 손으로 펴 바른 듯한 모습이다. 동굴의 종유석이 흘러내리거나 촛농이 굳은 것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도 느껴진다.
탄생의 파사드 천사의 나팔.
탄생의 파사드 아기 예수 탄생.
탄생의 파사드 자애의 문 조각.
가우디는 만물이 소생하는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마치 살아 있는 식물 줄기나 이끼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자세히 보면 종려나무, 담쟁이덩굴 같은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경계 없이 엉겨 붙어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숲 같은 인상을 준다. 직선·평면·정형성을 철저히 거부하고, 자연의 생성 방식을 그대로 건축에 옮기려 한 가우디의 철학이 잘 느껴진다. 파사드는 예수의 탄생, 어린 시절, 동방박사 3인, 천사 합창, 생명의 나무와 비둘기 등 기쁨이 넘치는 조각으로 장식했다.
남쪽 영광의 파사드는 인간의 죽음, 심판, 지옥, 천상의 영광으로 꾸며 예수의 인류 구원 스토리를 완성하게 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돌로 만든 성경’으로 불리는 것은 바로 파사드의 조각 작품 때문이다. 영광의 파사드에는 주기도문이 여러 언어로 새겨진 거대한 청동문도 설치됐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천장 복음사가.
◆아름다운 빛이 만드는 천국
가우디 사후에도 그의 설계대로 성당이 지어지는 것은 가우디가 후대 건축가들을 위해 남긴 대형 석고 모형, 자필 설계 스케치, 수식 계산 메모 등 덕분이다. 가우디는 구조·곡률·하중·공간 등이 자세하게 담긴 파사드별 석고 모형 수십여점을 만들었고 각 파사드의 인물 배치, 빛과 그림자의 흐름을 계산한 채광창 위치 등도 남겨 놓았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때 가우디 작업실이 불에 타 석고 모형이 파괴됐지만 가우디 제자 루이스 보네트 이 가리가 파편들로 모형을 상당 부분 복구했다. 또 디지털 설계 총책임자인 뉴질랜드 건축가 마크 버리가 항공우주 설계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건축 기술의 디테일을 완성했다. 성당 건축 재원은 대부분 관광 수입으로 1인당 입장료는 26∼40유로다. 재단에 따르면 2024년 전체 방문객은 483만명이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이 4위(6.1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성당 완공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와 색상을 달리한 동·서 스테인드 글라스.
마무리 공사중인 중앙 예수탑.
전망대에서 본 부활한 예수 청동상과 몬주익 언덕.
성당 내부는 시간에 따라 느낌이 크게 차이 나는데 해가 지기 3시간 전쯤 방문을 추천한다. 서쪽 파사드로 스며드는 저녁노을이 마치 천국에 온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입장은 30분 간격 시간 지정 예약제로 운영되며 인기 높은 시간대는 빨리 마감되기 때문에 최소 2주 전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성당 내부만 둘러보는 입장권은 26유로, 전망대 포함 입장권은 36유로이며 전망대를 꼭 둘러보길. 엘리베이터로 수난의 파사드 필립탑에 오른 뒤 토마탑으로 이어지는 테라스에서 근사한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 테라스로 나서자 완공을 앞둔 예수탑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이어 붙이는 가우디만의 독특한 트렌카디스 기법으로 꾸민 외관에 감탄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부활한 예수가 멀리 몬주익 언덕을 응시하는 모습에서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동쪽 스테인드글라스.
서쪽 스테인드글라스
서서히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동쪽 파사드는 싱그러운 아침 해를 잘 담을 수 있도록 스테인드글라스를 파란색과 녹색으로 꾸몄고 서쪽 파사드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만들어 따뜻한 저녁 해를 극대화한다. 해의 높이가 점점 낮아지자 붉은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둥근 천장에 환상적인 그림자를 만들어 어머니 품에 안긴 듯한 포근함을 선사한다. 가우디는 현수선을 뒤집은 형태의 천장 구조와 창의 배치를 활용해 빛이 자연스럽게 내부에 스며들도록 설계했다. 성당 기둥은 위로 올라가면서 나뭇가지처럼 갈라지며 거대한 천장의 무게를 지탱한다. 덕분에 마치 울창한 숲을 거니는 느낌이다.
카멜 벙커 전망대.
카멜 벙커에서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멜 벙커 갈까 몬주익 언덕 갈까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얼마나 웅장한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몇 곳 있다. 카멜 벙커와 몬주익 언덕이 대표적이다. 성당에서 버스로 20여분 거리인 구엘공원까지 간 뒤 다시 걸어서 20분 정도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카멜 벙커가 나타난다. 마치 방금 전쟁이 끝난 듯, 부서진 벙커의 벽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은 스페인 내전(1936∼1939) 당시 대공포 진지가 있던 곳으로 참혹한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한다.
카멜 벙커.
카멜 벙커.
그라피티로 가득한 벙커 위에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전망대로 나서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풍경을 만난다. 낮은 주택들 사이로 나 홀로 우뚝 솟은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푸른 지중해와 어우러지는 모습은 아주 비현실적이다. 서쪽 바다의 높은 언덕이 몬주익. 가우디는 인간의 작품은 신의 창조물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따라 가장 높은 예수탑을 몬주익 언덕(173m)보다 낮게 설계했다. 사실 카멜 벙커는 바르셀로나 최고의 노을 맛집. 지중해를 붉게 물들이며 떨어지는 태양은 바르셀로나 여행을 수채화로 기억하게 만든다.
카멜 벙커 저녁 노을.
카탈루냐 미술관 광장에서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몬주익 언덕은 스페인 광장 인근에서 출발하는 전용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몬주익 성에 오르면 호화 크루즈가 정박한 바르셀로나 항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서·남 구조물과 예수탑이 자세하게 보인다. 밤마다 화려한 매직쇼가 펼쳐지는 몬주익 마법의 분수가 내려다보이는 카탈루냐 미술관 광장에서도 성당의 아름다운 자태를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