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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상우주 작성일24-12-22 00:15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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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로 전학한 다음에 고향 완도에서는 여러 일이 벌어졌다. 체육 선생님이 염려하시던 대로 완도수산고 골프부가 해체되고 추 사부님이 운영하시던 골프연습장도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나만큼이나 열심히 했던 골프부 친구 박현준이 골프를 계속하지 못하고 원양어선을 탔다고 한다. 지금도 가끔 현준이 생각이 난다.
‘김재천 이사장님이 연습장에 찾아왔을 때, 현준이가 같이 있었더라면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아니, 내가 아니라 현준이만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됐 수입정품 을까’하는 생각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마치 누군가가 내 인생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던 것만 같다. 모든 일이 미리 계획된 것처럼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돌아갔다. 뱃사람이 되려고 수산고에 들어갔는데 골프부가 생겼고, 꿩 사육장인 줄로만 알았던 골프연습장에서 사부님을 만났다. 사부님 덕분에 후원해 주시는 분들을 공시지가 감정가 만날 수 있었고, 김재천 이사장님을 만났다. 마치 내게 골프를 가르쳐 주려고 한동안 모였다가 흩어진 것처럼 말이다. 그 절묘한 타이밍을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만약 골프부가 1년만 늦게 생겼더라면 나는 지금쯤 원양어선을 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2학년 때는 배 타는 실습 시간이 많아서 골프부에 지원하기 어려웠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열일곱 소년의 서울 정착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완도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환경에 여간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평생 넓은 바다와 산, 들판만 보고 자란 시골 소년에게 서울은 새로운 세상이나 다름없었다. 신호등 하나 없는 시골 촌 동네에서는 차가 안 오면 건너면 됐지만 서울은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버스 지하철 타는 건 왜 이리 복잡 적금 비과세 한지, 차선은 어찌나 많은지….
유혹 거리도 많았다. 술집부터 시작해서 남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전학 간 학교에서는 야구부와 같은 숙소에서 생활했다. “야, 그래도 우리 촌놈끼리 여의도광장은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겄냐.” 어릴 적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모였 위즈 첫소풍 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어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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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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