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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기술 개발에 정부와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먼저 치고 나간 미국과 중국을 추격하려면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이어 패권 경쟁이 한창인 양자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한 연구자가 2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점검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과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양자컴퓨터와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기술을 12일 공개했다. 2022년 개발을 시작한 연구진은 외부 사용자가 양자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게 연결 하나은행 대출 이자 하는 네트워크 환경 구축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표준연에서 열린 국가 양자전략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연구진은 2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와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기술을 시연했다. 해당 클라우드 접속 웹사이트에서는 사용자가 설계한 양자 알고리즘을 전송하면 양자컴퓨터가 이를 연산해 결과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에는 최대 5 근로자학자금대출신청 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지만, 연산은 1회당 1건만 수행이 가능하다. 표준연은 올해 하반기 양자 분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이 클라우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12일 공개한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시스템 구동 시연 화면. 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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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양자컴퓨터는 국내 과학자들이 국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아 만든 최고 성능 하드웨어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연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1’를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만드냐에 좌우된다. 연구진은 초전도 회로를 활용해 20큐비트의 성능을 구현했다. 양자 프로세서는 물론,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파산면책전문 약 273도를 구현하는 냉각기, 고주파 회로장치 등도 자체 설계했다. 그러나 표준연의 양자컴퓨터는 아직 실험실 수준이다. 양자컴퓨터가 실제 신약개발이나 인공지능(AI) 등에 활용되려면 100큐비트 이상의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양자 연구에 투자를 시작한 미국과 중국의 기술은 크게 앞서 있다. 초전도 방식으로 개발된 구글 지출 의 양자 칩 ‘윌로’는 105큐비트를 구현하면서 양자오류 정정 기술을 향상시켰다. IBM은 ‘퀀텀 헤론’ 칩으로 1,121큐비트를 구현했고, 지난해 IBM이 연세대에 설치해 연구에 활용되기 시작한 ‘이글’은 127큐비트다. 중국도 선두로 달리는 미국을 바짝 추격 중이다. 중국과학기술대는 지난 3일 105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인 ‘쭈충즈 3호’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표준연은 내년까지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계획이지만, 최근 유럽 기업 IQM과 핀란드 VTT연구소가 공개한 유럽 최고 양자컴퓨터가 이미 달성한 성능 수준이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양자기술은 AI·바이오와 함께 정부가 내세운 미래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이지만, 외국과 비교해 수준이 가장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분석한 글로벌 기술수준 지도에 따르면 한국의 양자기술은 세계 12위다. 양자컴퓨터 1위 미국의 기술 수준이 100점이면 한국은 2.3점이었다. 기술 추격이 시급하지만, 정부의 정책 컨트롤타워인 양자위는 늑장 출범했다. 당초 지난해 말 출범 예정이었으나, 12·3 불법계엄과 탄핵정국 여파로 3개월 이상 미뤄졌다.
위원회는 이날 ‘2035년까지 양자경제 선도국 도약’이라는 목표와 10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4월 발표한 ‘퀀텀 이니셔티브’ 중 핵심을 추린 것이다. 여기에는 대규모 플래그십 프로젝트 R&D를 통해 2032년까지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와 양자중계기 기반 양자네트워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양자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반도체처럼 ‘양자 파운드리’를 만들어 양자기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등 산업 생태계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양자전략위원회 위원장인 최상목(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부위원장인 유상임(오른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일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양자위원회에 참석 후 초전도양자컴퓨터 연구실을 방문해 연구 현황 등 향후 계획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방대한 계획 중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방점을 두는 건 양자기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양성이다. 양자기술 각축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공급망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사전 브리핑에서 “(양자기술은) 사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참 앞서가고 있는 분야라 우리가 어디에서 승부를 걸지 볼 때, 현재 빈 공간은 소부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체 시스템은 빅테크가 가져가더라도 우리가 핵심 역량을 갖고 여기 참여할 산업체를 양성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기술이 뒤처진 상황에서 소부장을 양성할 생태계도, 이를 채울 인재도 크게 부족한 게 현실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양자 핵심 인력은 595명으로, 미국(3,122명), 중국(5,517명)에 크게 못 미친다. 나아가 양자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범위로 따지면 인재 부족은 더욱 심각하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지난 7일 연세퀀텀컴플렉스 개소식에서 “아직 많은 기업이 자신의 문제를 양자역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정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양자 문해력'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국내 양자대학원에서 2032년까지 배출될 박사급 전문인력은 540명에 불과해, 인력 양성에 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우 표준연 선임연구원은 “양자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외국에) 종속된다면 관련 소부장 기업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학계와 민간에 다양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인력이 많아져 생태계를 채우는 것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1 큐비트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로, 컴퓨터의 '비트'에 해당한다. 비트가 디지털 정보 0과 1 중 한 값을 갖는 것과 달리,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갖는 '중첩' 상태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