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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보호종료 열여덟 어른 '막막한 축복'…세상의 민낯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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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승희 작성일20-02-09 20:26 조회8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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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여러 이유로 이미 한 번 가족에게서 버림받아 보육원에서 최소한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난 보호아동들은 만 18세가 되는 해에 또다시 혈혈단신으로 세상에 나와야 한다. ‘보호종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현실과 부딪쳐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들은 갑작스럽게 다가온 세상의 민낯에 그저 막막할 뿐이다.

9일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성인이 되어 보호종료 된 아동들을 만난다.

'SBS스페셜'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 [SBS ]

해마다 만 18세라는 이유로 보육원에서 퇴소해야 하는 아이들은 약 2,600명에 달한다. 이들 손에 쥐어진 ‘자립지원금’은 고작 500만 원. 제대로 된 집이나 직장도 없이 무조건 독립해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마땅히 의지할 곳도 없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기에 보육원의 선생님들과 자립전담요원들의 인력은 너무나 모자라다.

어느덧 보호종료 3년 차를 맞은 김신영 씨의 삶은 여느 보호종료 아동들과 다르지 않았다. 보육원을 퇴소한 신영은 자유를 만끽했다. 자립정착금 500만 원으로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고, 새벽까지 놀아도 된다는 해방감으로 들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보육원에서 커온 신영에게 보증금과 월세의 개념은 뚜렷하지 않았다. 500만 원이 80만 원이 되어 쫓겨날 때까지, 주거의 방법을 알려줄 사람이 없었다.

신영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보호종료 아동들이 받은 자립정착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까지는 평균 두세 달밖에 걸리지 않는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부터, 살아가는 전반적인 방법에 대해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전셋집을 얻도록 지식을 주고, 미래를 꿈꾸도록 도와주며, 외로울 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기꺼이 마련해준 ‘청포도’ 식구들이다. ‘청춘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겠습니다.’라는 뜻을 가진 보호종료 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다. 청포도에서 맺은 인연으로 인해, 신영에게는 관심과 잔소리를 아낌없이 퍼부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겼다.

청포도는 매주 열리는 축구 모임으로 인연을 맺었다. 같이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들의 축구 모임에 스스럼없이 놀러 오는 새 얼굴들도 있다. 그동안 어른들에게 불신만을 품고 있던 아이들은 몸을 부딪치고, 함께 밥을 먹고, 지금껏 들어준 적 없던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보호종료 아동들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알려주며, 기댈 곳을 자처한 청포도 사람들.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구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일궈낸 청포도 식구들을 만나본다.

◆ ‘보호종료’가 곧 스펙이 되는 기업

토익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이 취업 조건이 되는 이 시대에, 경기도의 한 사회적 기업은 남다른 스펙을 요구한다. 보육원 퇴소가 그것이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디에서든 떳떳하지 못했던 직원들은 이 기업의 일원이 된 이후 부쩍 밝아졌다.

조경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성민 대표 역시 보육원에서 자랐다. 지금은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만났고 한 회사의 어엿한 대표가 되었지만,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그를 향한 시선은 대부분 곱지 않았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둠의 손길이 다가온 것도 여러 번이었다. 다행히도 김성민 대표는 그런 유혹에서 벗어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아무런 버팀목 없이 사회에 내던져진 보호종료 아동들의 안타까운 삶을 종종 목격했다. 자신처럼 부모 없이 자란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던 김성민 씨는 조경 사업체를 꾸리기에 이르렀다.

김성민 대표를 포함해 여섯 명의 보육원 출신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지난달 매출은 무려 8억 원이다. 보육원에 무료 조경을 해주거나 보호종료 아동들을 위한 행사에도 기꺼이 참여한다. 보호종료 이후의 어두웠던 삶을 찬란히 바꾸어놓은 그들은 또 다른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이들은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알아본다.

◆ ‘평범한 고아’들을 위하여

일곱 살 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조윤환 씨는 두 딸의 아버지로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조윤환 씨와 다르게 잘못된 수렁으로 빠지는 보육원 출신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들 대부분이 보육원 근처에서 맴도는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하고는 했다. 조윤환 씨는 이런 보육원 출신들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재작년, ‘고아권익연대’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한 번 버려진 피해자로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고아들, 부모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조차 신뢰할 수 없게 되어버린 고아들이 그저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게 조윤환 씨의 바람이다. 그러나 보육원 출신들에게 있어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 ‘부’와 ‘모’의 자리가 텅 비어있는 등본을 본 사람들은 다름의 벽을 한순간에 세우곤 했다.

지켜봐 줄 사람 하나 없이 맞닥뜨린 ‘자립’은 전혀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보육원을 나간 선배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 믿었건만, 그 막막함을 이용당해 피해자가 되기 부지기수였다. 올바른 길로 다시 끌어줄 이 하나 없는 그들은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이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워진 ‘고아권익연대’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새로운 창구가 되어줄 고아들을 위한 단체를 만나본다.

보호종료 이후의 삶을 담은 SBS스페셜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은 보호종료 아동을 딸로 입양한 배우 ‘박시은’의 내레이션과 함께 9일 일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정상호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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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논란
민주·정의당, 황교안 대표 정당법 위반 등으로 고발
위헌 논란도 있어...위성정당 설립 방지조항도 위헌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법과사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때로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법과 사회’가 최근 갈등의 중심에 놓인 법을 다룹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한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6일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제명의 이유가 해당행위때문은 아닙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으로 가기 위한 결정입니다. 비례의원이 자진 탈당하면 현직 의원 직위를 잃기 때문에 나온 고육책인 셈입니다. 한국당은 이처럼 극단적 결정을 하면서까지 미래한국당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래한국당 자체가 불법이라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사실상 탈당, 입당 강요”

정당 해산 요구 시위가 벌어지는 소동 끝에 한선교 의원을 대표로 출범식을 가진 미래한국당은 시작부터 고발에 맞닥뜨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미래한국당이 헌법과 정당법을 어겼다며 각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고발 근거는 “황 대표가 위성정당을 만들기 위해 현역 의원들에게 탈당 및 입당을 강요했다는 것”입니다.

현행 정당법 42조는 “누구든지 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하는 승낙 없이 정당가입 또는 탈당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당 가입이 반드시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로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42조를 어길 경우 동법 52조(입당강요죄)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정 정치집단이 개인에게 입당을 강요해 민의와 무관하게 당세를 불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공히 황 대표가 비례정당을 위해 현직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한 것이 “사실상 탈당과 입당을 당 대표 지위로 강요 및 억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당과 헌법 정신

정의당은 미래한국당이 정당법 제정 의미 자체를 무너뜨리고 헌법 정신에도 반한다는 점 역시 문제로 삼고 있습니다. 헌법 8조 2항은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비례대표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창당된 미래한국당은 이같은 정당 의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헌법 8조 1항이 ‘창당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허용하는 맥락도 서로 다른 정치적 의사를 가진 정당의 출현을 보장하기 위함인데, 공식적으로 “별도 공약은 없다”며 한국당과의 동일성을 인정한 미래한국당은 정당 존재 기반이 없다는 지적이기도 합니다.

오태양(왼쪽) 미래당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창당 무효를 외치다 끌려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비례용 위성정당 방지조항은 사실상 불가능

다만 헌법이 창당의 자유를 보장하는 상황에서 비례정당과 같은 특정 정당의 설립을 막는 조항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치 현장의 복잡한 전략과 이해관계의 맥을 모두 아우르는, 기술적으로 매우 정교한 규정을 만드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체 득표의 일정비율로 비례대표 의석 확보의 하한선(봉쇄조항)만을 두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위성정당의 출현을 막은 것은 오히려 정치를 대하는 한 사회의 민주주의 성숙도로 보입니다. 비례용 위성정당이 만들어진 곳은 비례대표제의 본고장인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알바니아 등 정치적 민주주의 기반이 극히 불안한 비서방 국가였기 때문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위성정당 설립을 두고 혀를 차고 있지만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지금 미래한국당에 대한 법률적 검토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정권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맞붙으며 그 어느 때보다 총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존재는 결코 무시하기 힘든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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