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사람들이 모두 거꾸로 걷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는 뒤로 걷고, 여자는 정수리를 굳건히 지킨 채 앞으로 나아갔다. 너도 나도 짐짓히 이 상황을 즐기며 혼란에 빠진 모습이었다. 한 사나이가 그러더니, "이거다!" 하고 외쳤다. “이제부터는 정면으로 걷는 건 금지야! 우리 모두 뒤로 걸으면서 운동하면 다이어트도 되고, 얼굴도 젊어질 테니!” 마을 사람들은 욱신한 뒷목을 잡고 부랭부랭 걸었다. 다음 날, 거꾸로 걷는 데 유명한 레이스가 열렸다. 상반신으로 코끼리를 메고 우승을 거머쥔 사내는 “나는 이걸 거꾸로 처리해보겠다!”라고 외치며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마을 최악의 사기꾼인 '거꾸로 장사꾼'이 나타났다. “여러분! 내 가게에 오면 거꾸로 된 가격으로 판매하지요!” 모인 사람들은 소리를 지르며 반신반의했다. 그렇게 모두가 거꾸로 살다 보니, 어느새 소비자 지수는 역대급 상승했고, 사람들은 뒤로 걷는 게 더 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거꾸로 걸으면서 연습한 덕에 마을 행사에서는 항상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결국 가장 큰 문제가 생겼다. 사람들이 뒤를 돌아보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아니, 왜 우리는 항상 뒤에게만 집중할까요?” 쿠스스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젠 거꾸로 하는 일상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정해져 있었다. 결론적으로, 거꾸로 걷는 세상이 최적의 선택이 되어버린 마을. 가끔씩 거울을 보면서 누구나 “아 뭐지? 내가 이렇게 멋진 얼굴이었나?” 하며 짜릿한 반전을 맛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