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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위해 보존" 그린벨트 논란 마침표 찍은 文…태릉 골프장 개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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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린휘 작성일20-07-21 06:20 조회1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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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와 주례회동, 주택공급 확대 방안 논의
"국가소유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 계속 논의하기로"
홍남기, 녹실회의.."조속한 시일내 공급대책 마련"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해제여부를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빚어온 그린벨트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린벨트 대신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등 다른 대안들을 마련하기로 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20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가진 주례회동에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미래세대를 위해 계속 보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정청간에 백가쟁명식으로 벌어진 그린벨트 해제 논란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비화하자 문 대통령이 서둘러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동에서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그간 검토해 왔던 대안 외에 주택 용지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 확보키로 했다. 특히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김진표 더불어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태릉 골프장 부지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배수시설이나 주변 교통망 구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의원총회에서 “건설사 용역 결과 평당 400만~500만원 선이면 주택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면서 “태릉은 서울 중심에서 가까운 만큼 청년, 신혼부부 수요를 충족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지난 15일 부동산 관련 비공개 협의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필두로 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은 주택 공급 확대 카드 가운데 하나로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개발 관련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정 총리도 지난 19일 방송 인터뷰에서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옳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없던 일이 되면서 이를 제외한 다른 공급확대 방안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관계부처·유관기관 등과 협의를 지속해 나가면서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공급대책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주변 유휴부지 및 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공공 재개발·재건축 방식 사업 시 도시규제 완화를 통한 청년·신혼부부 주택공급 △도심내 공실 상가·오피스 등 활용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홍 부총리는 “시장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들이 7월내 패키지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주택시장 안정화 근본 대책으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7월말까지 최대한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이진철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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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군자 본 후 한 팔로도 가능하다 생각… 서화가 여태명 교수 만나 무작정 서예 가르쳐 달라고 매달려여태명 교수가 당시 남북정상회담 기념비에 썼던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글씨의 탁본을 배경으로 서 있다. 국민일보DB
아들에게 몇 장의 그림을 그려주고 나자 처음으로 ‘나도 무언가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미술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았다. 하지만 찾아간 화실마다 양팔 없이는 힘들겠다며 번번이 고개를 저었다. 의수로는 물감조차 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붓으로 그려진 사군자를 봤다. 물감 짤 필요 없이 붓에 먹을 묻힌다면 팔 하나로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그때 처제가 서화가였던 효봉 여태명 원광대 교수 밑에서 서예를 배웠다며 그를 소개해줬다. 여 교수는 평생 연구해 온 한글 ‘민체’를 만든 독보적 예술가다. 민체는 조선 후기 민중의 삶을 자유롭게 표현한 서체다. 여 교수는 2018년 4월 27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기념비에 민체로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글씨를 새긴 분이다.

처제의 소개로 그와 만날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그린 그림이 담긴 노트를 들고 그를 찾았다. 무작정 사군자를 가르쳐 달라고 매달렸다. 여 교수는 내가 그린 그림을 보더니 ‘잘 그리셨다’며 칭찬했다. 하지만, 사군자를 가르쳐 달란 말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절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여 교수에게 내가 스스로 그림을 포기할 때까지만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여 교수는 내가 금방 포기할 줄 알았는지, 결국 날 받아주기로 했다. 그 길로 난 아들, 아내와 함께 서예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보통 나처럼 팔이 없는 장애인이 그림을 그리려면 입 또는 발을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구족화가라 부르는데 한국에도 많다. 하지만 난 그들과 차별화를 하고 싶었다. 의수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은 오기도 생겼다. 의수에 붓을 끼워봤다. 철로 된 의수와 딱딱한 나무로 된 붓이 만나니 잘 잡히지 않았다. 결국, 붓에 구멍을 내 의수에 끼워 서예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사군자를 하려면 서예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수로 서예를 연습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서예를 연습하는 작업대 높이도 잘 맞지 않아 낮은 난로 대 위에 모포를 깔고 서예를 시작했다. 낮은 연습대에 허리를 굽혀서 연습하니 허리가 아팠다. 그래도 계속했더니 몸살이 났다. 몸살이 나도 계속 연습했더니 코피도 났다.

하지만 겨우 기회를 얻었는데 금방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손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는데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파도 그림 연습에 매달렸다. 그런 날 보며 아내가 ‘기껏 살려놨더니 서예 하다 죽을 일 있냐’며 화를 낸 적도 있다.

연습에 몰두한 지 한 달 후, 내 노력이 가상했는지 여 교수가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했다.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아내가 먹을 갈아 줬는데 그 뒤론 먹도 직접 갈았다. 먹을 가는 것에서 내 작품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먹을 끼워 갈기 시작했다. 물집도 나고 아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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