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이동련 할머니가 지난 6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7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이 할머니가 전날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1930년생인 이 할머니는 간암으로 요양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 왔다.
이 할머니는 전남 나주에서 초등학교를 졸업 후 일본인 교장의 권유로 14살이던 1944년 5월 양금덕 할머니 등과 함께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됐다.
비행기 부속품에 페인트칠을 하는 강제 노역에 시달렸지만 월급 한 푼 받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강제 동원 7개월만에 아이치현 일대를 강타한 도난카이 대지진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후 1945년 10월 귀국했다.
이후 이 할머니는 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괴로워하며 피해 사실을 감췄다.
일본 내 양심세력의 소송 지원단체 등의 도움에 용기를 얻어 지난 1999년 3월 1일 일본정부와 미쓰비스 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8년 11월 10년의 법정 투쟁 끝에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했다.
국내에서도 시민모임 등의 지원에 힘입어 2012년 10월 24일 광주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11월 29일 마침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 할머니는 한국에서 소송이 시작된 이후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의 잘못을 알리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에 참가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에회복을 위해 활동해 왔다.
그러나 간암으로 요양병원 생활을 해 오던 이 할머니는 대법원 승소 판결 소식을 현장에서 듣지 못했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사죄 한마디 듣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1년 6개월째 미쓰비시중공업은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 중 이 할머니와 김중곤 할아버지가 숨져 현재는 3명만 남은 상태다.
이 할머니는 2남 4녀를 두고 있다. 빈소는 광주시 북구 구호전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 오전 7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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