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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중고 명품 검수 센터. 가로 10cm, 세로 20cm 정도 크기의 랜턴처럼 생긴 기계를 명품 브랜드 셀린느 가방에 가져다 대자 잠시 뒤 태블릿PC에 ‘가짜(FAKE)’라는 글귀가 떴다. 정품 제품과 육안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가죽을 썼기 때문이다. 가짜 판정까지 걸린 시간은 5초도 되지 않았다.
‘짝퉁’이 더 정교해지는 가운데 진품과 가품을 가려내기 위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중고 거 아반떼md 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지난 7월 말 명품 브랜드의 진품과 가품을 성분으로 구별해내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관련 기술들을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회 럭셔리 이노베이션 서밋(LIS)에서 공개했다.
실제 이날 셀린느 가방, 샤넬 카드 지갑을 놓고 테스트했을 때 기자가 고른 제품은 모두 가품이었을 정도로 일반 사람들은 가품 주부대출 을 쉽게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가품 잡는 기술
번개장터는 당근,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 중에서도 중고 명품 거래가 많은 곳이다. 이 때문에 검수센터를 따로 운영하며 정품 감별을 대신해주는 ‘번개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센터에 들어오는 제품이 300~400개에 달한다고 한다.
디딤돌 금리 사람이 일일이 검수할 수 없어 기계를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2023년 테크 회사 인사이트뷰테크에 투자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어 작년에는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사이트뷰테크는 작년 12월과 지난달 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이 회사 김지나 대표는 원래 서울대 약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비(非)파괴분석’을 전공했다. 자동화분석 기술 저축은행학자금대출 을 통해 제약이나 바이오쪽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예를 들어 생약성분이 중국산인지 한국산인지 가려내는 식이다. 이 기술을 가죽 제품이나 금속 제품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번개장터와 협업에 나섰다. 이 회사에 소속된 5명 모두 석·박사 출신이다.



두 제품 중 왼쪽이 진품 씨티캐피탈 상담사 신진호 , 오른쪽이 가품이다./최아리 기자


◇‘비파괴’ 기술
명품 감별에서 중요한 기술은 ‘파괴’가 아닌 ‘비파괴’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계를 접촉하는 것만으로 성분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사이트뷰테크에서는 X선을 쏘아 성분이 무엇이고, 얼마나 들어 있는지 분석하는 ‘XRF 성분 분석 기술’과 딥러닝(심층학습) 알고리즘 기술을 접목했다. 2만여 개의 샘플을 일일이 입력해 정품과 위조품 성분 분석 데이터를 추출, 이를 3차원 그래프에 점으로 표시해 정품 영역과 위조품 영역을 구분했다. 해당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XRF 성분 분석을 하면 이 제품이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를 파악해 정품 여부를 판정한다.
성분을 분석하면 정품 구분에 수치화된 과학적 근거를 댈 수 있게 된다. 오래된 제품들을 구분할 때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년 빈티지 제품’이라고 했는데, 이때는 쓰이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진 식이다.
원래 XRF 성분 분석 등에 쓰이는 장비는 사무용 프린터 크기의 고가 제품이지만 인사이트뷰테크는 이를 휴대용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결국 알고리즘에 어떤 데이터를 넣는지가 중요한데, 번개장터와 협업해 정확한 데이터를 넣을 수 있었던 게 의미가 있다”며 “현재 판별 정확도는 99%다. 명품 브랜드마다 각자 고유의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이터들이 있는 데 이를 잘 잡아내는 게 노하우”라고 했다.



번개장터 검수센터 직원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는 모습/최아리 기자


◇활용 범위 확대 가능
현재는 가장 많이 유통되는 고가 가방을 위주로 데이터가 마련됐지만, 인사이트뷰테크는 앞으로 신발, 의류 등 다른 제품군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김 대표는 “원래 약제 등 다른 분야에서 쓰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활용도에는 한계가 없다”고 했다. 크로스 체크도 가능하다. 가죽 성분과 금속 성분의 데이터를 조합해 정밀도를 높이는 식이다.
기존에 명품 검수 업계에서 전문 검수 능력을 갖춘 인력을 키워내는 데는 2~3년 정도 걸렸다. 브랜드와 제품별 특징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접근 문턱이 훨씬 낮아지게 된다. 또 휴대용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관세청같이 대량으로 가품을 구분해내야 하는 곳에서도 쓸 수 있다. 번개장터는 올해 안에 이 기술을 검수 공정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가품 제작 기술이 정교해지는 만큼 명품 검수는 여전히 사람의 오감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김재군 번개장터 검수센터 본부장은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들이 쓴다고 알려진 전문 장비로 비슷한 디테일을 구현해내는 곳들도 있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도 AI 활용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자체적으로 복제품을 가려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버버리 등의 브랜드는 엔트루피 같은 AI 스타트업과 협업해 위조품을 식별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엔트루피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 현미경 렌즈로 촬영한 고해상도 제품 사진을 분석해 정품 여부를 가려낸다. 프라다,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의 브랜드는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제품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쓰고 있다. 또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은 AI와 NFC, QR 같은 스마트 라벨 시스템을 함께 적용해 검증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