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재직자 대상 인공지능(AI) 수업이 이뤄지는 경북 경산시 대구한의대 삼성캠퍼스 강의실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승희 대구한의대 교수, 1기 수강생 김규철 씨, 이채식 교학부총장, 1기 수강생 이주화 씨.


경산=글·사진 김린아 기자
주말이었던 지난 6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대구한의대 삼성캠퍼스의 한 강의실. 구글의 자연어 코딩 도구인 ‘코랩(Colab)’ 화면이 채워진 20여 대의 모니터 앞에 30~70대 수강생 14명이 앉아 있었다. 커서를 움직이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며 명령을 입력하는 손끝이 다소 서툴렀지만 집중도만큼은 여느 현업 전문가 못지않았다.
박승희 대구한의대 약선푸드테크비즈니스학과 교수 겸 K-MEDI디지털교육센터장은 “오류가 뜨면 당황하지 말고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먼저 확인해 볼게요”라고 말했다. 박 교수의 안내에 수강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대로 따라 치기 시작했다.
릴게임온라인 도움이 필요한 수강생들에겐 즉시 강의실을 돌던 ‘코딩 튜터’들이 옆에 앉아 문제를 해결해 줬다. 식품업 자영업자, 농장 운영자, 마케팅 종사자 등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은 “현장에서 바로 쓰는 인공지능(AI)·데이터 역량” 하나를 배우기 위해 모였다.
이날 특강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재직자 AID(AI+Digital) 집중과정’의 하나로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마련됐다. 교육부는 디지털·AI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재직자의 업스킬링·리스킬링을 국가적 과제로 정하고, 누구나 본업을 유지하면서도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실용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대학·기업·지역 산업과 연계한 AX(업무 자동화·고도화) 기반 수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구한의대처럼 주말·저녁에 참여 가능한 ‘캠프형 실무 교육’을 중심으로 2026년까 바다이야기슬롯 지 AID 집중과정을 38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특히 지역 산업 구조에 맞춰 ‘한의·식품·뷰티 분야 데이터 마케팅 실무’라는 특화 과정을 개설했다. 이날 진행된 ‘식품산업 데이터 마케팅’ 특강에서는 실제 판매 데이터와 유사한 더미 데이터를 활용해 요일·계절별 매출 변동, 제품별 매출 패턴, 고객 특성 등을 분석한 뒤 마케팅 전 백경게임 략을 도출하는 과정의 기초를 배웠다.
푸드케어약선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조복순(60) 씨는 경북 경주시에서 농사를 지으며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그는 “편도로 한 시간 넘게 걸리지만 꼭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온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엑셀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씨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며 편리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니 매출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졌다”며 “농사와 판매를 함께하려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10월 첫 기수를 수강한 이주화(40) 씨는 식당을 운영하며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보기 위해 수업을 찾았다. 이 씨는 “그동안 마케팅 업체에 맡겨도 ‘일요일이 더 잘 나간다’와 같은 두루뭉술한 말만 들었다”며 “정확히 언제, 무엇이 팔리는지 알고 싶었지만 스스로 분석할 방법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 과정 16시간 동안 SQL로 매출 데이터를 추출하고, 파이썬으로 패턴을 분석하는 법을 따라가며 “사업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이어 “작은 가게여도 계절별 주문량, 식자재 수요, 피크 시간대를 모두 시각화해 보니 훨씬 운영하기 쉬워졌다”며 “심화 과정이 개설되면 반드시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승희 교수가 수강생에게 코딩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


SNS 마케팅 일을 하는 김규철(52) 씨도 이번 강의를 통해 직접 ‘AI 기반 향수 추천 앱’을 만들었다. 김 씨는 “수업에서 배운 방식대로 고객 데이터를 파이썬으로 가공하고, 제미나이 API와 코랩을 연동해 3시간 만에 웹에서 돌아가는 앱을 만들었다”며 “연령대·취향별 향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했는데 고객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부터 AI에 관심이 있어 독학했지만 방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유튜브에는 이론만 있고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지 흐름을 잡기 어려웠다”며 “대구한의대 수업은 ‘왜 이 코드를 쓰는지’ ‘실무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는지’를 명확히 짚어 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전공 재직자들이 단기간에 실무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데는 수업 설계의 힘이 크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핵심은 우리가 쓰는 자연어를 이용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기반으로 해 산업별로 쓰는 시나리오를 직접 연습해 보는 것”이라며 “SQL·파이썬 구조를 이해한 뒤 생성형 AI를 이용해 더 어려운 코딩을 스스로 실행해 보는 방식인데, 에러가 나도 AI에게 물어보고 해결해 보는 과정을 반복하면 캠프가 끝난 뒤에도 혼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강의가 끝난 뒤에도 대부분의 수강생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을 시도하다가 막히면 밤늦게 메시지를 보내오는 수강생들도 있다”며 “김규철 씨도 앱을 만들었다길래 궁금해서 한 번 봐주겠다고 하니 ‘선생님 저는 충분합니다’라고 말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일부 수강생들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한다. 김 씨는 “수업 이후에도 서로의 성과물을 공유하고 후배 기수에게 우리가 만든 결과물을 보여 주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주변에 수업 얘기를 하니 2명이나 등록했다”며 “일부는 포항 등 먼 지역에서도 오가며 수료해서 추천한 입장에서 뿌듯하다”고 했다.
대구한의대 AID 과정은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307명을 모집하며 목표(240명) 대비 128% 달성을 기록했다. 이채식 교학부총장은 “초기엔 주말 수업이라 출석률 관리가 쉽지 않았지만 수업을 한 번 듣고 나면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생겨 스스로 빠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20명 이하 소수 정예 운영 원칙을 고수하며 수업마다 코딩 튜터 2명을 배치해 ‘한 사람도 놓치지 않는 수업’을 원칙으로 삼았다. 강사와 튜터가 수강생 옆에서 오류를 함께 해결하고, 개인별 적용 사례를 함께 고민하는 방식으로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는 게 목표였다.
지역 산업과 대학의 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수도권에 비해 지역 산업은 마케팅 역량이 취약한데, AI 전환이 가속화되는 지금은 기업 규모보다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면서 “이번 교육을 계기로 대학이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직접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김린아 기자